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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소/문화사 &시사

[ 호모 조롱투스 ] 개념 * 탄생 * 출발 과 성장 타락 & 해결방안

                                   [호모 조롱투스]






지난 13일 오후 광화문광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일명 일베 회원 200여 명이 이 곳에 모였습니다.
 



이들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2차 광화문 대첩'을 위해서였는데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피자와 치킨이 광장으로 배달됐고요.



이번에는 시민들에게 초코바를 나눠주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까지 벌어졌습니다.

같은 시각, 같은 공간에는 이처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가는 유가족들이 있었습니다.

민주사회에서는 누구나 자기 주장을 자유롭게 펼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으로 극단적인 '조롱'을 동원한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각에서는 이 극단적인 현상'호모 조롱투스'라는 단어로 설명합니다. 

남을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호모 조롱투스' 인간형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 등 우리가 지켜왔던 공통의 가치가 더 이상 지킬 필요 없는 것으로 폄하되고 돈과 성공만이 우선 가치가 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는데요. 

인간성이 상실된 우리 사회, 무엇보다 배려와 공감이 필요해 보입니다.

http://www.ytn.co.kr/_ln/0103_201409161645175487








[도덕상실의 시대… '호모 조롱투스'의 탄생]


금기 도전' 넘어 '패륜'에 이르기까지




조롱하는 인간'들의 시대다. 금기를 향해 도전한다는 '조롱'의 긍정적 에너지는 이미 한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방향성을 잃은 '말의 폭력'은 사회적 약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사회갈등을 증폭시켜 사회적 비효율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에 이르렀다. 머니투데이는 4회에 걸쳐 조롱하는 인간 '호모 조롱투스'의 기원과 발전상을 돌이켜보고 이들이 가져온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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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과 자유청년연합 회원 등이 13일 오후 광화문 단식농성장 인근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치킨과 피자를 먹는 '폭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그들'이 광장으로 나왔다. 지난 6일 낮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회원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는 유가족들 앞에서 보란 듯 '폭식 투쟁'을 벌였다. 피자 100판과 맥주, 치킨, 육개장을 먹어치웠다. 일부 참가자들은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13일엔 '2차 광화문 대첩'이 이어졌다. 이들은 "유가족들이 초코바를 먹으면서 단식을 진행했다", "'자유시간' 먹고 자유 되찾자"며 시민들에게 초코바를 나눠주고 유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바야흐로 '조롱'의 시대다. 남을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호모 조롱투스' 인간형이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권력자를 향해 자행되던 '조롱'은 마침내 오프라인 공간에서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등 약자를 향한 '정신적 테러', '증오범죄'로 발현되기에 이르렀다.


 비단 일베뿐 아니라 온라인 토론장 댓글부터 저명한 논객들의 토론까지 인격비하적 '조롱'이 횡행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용인돼온 '조롱' 행위가 비인간적 패륜으로까지 나아가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기중심적' 인터넷이 길러낸 조롱 문화


'남을 비웃거나 놀린다'는 뜻의 '조롱'은 역사가 오랜 행위 방식이다. 주로 약자들이 권력자들의 부정하고 폭압적인 권력 행사에 맞서는 도구였던 '조롱'은 최근 들어 무차별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조롱행위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다"며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치 체제에서 권력에 직접 도전하기 어려울 때 병신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풍자한 것은 건전하고 건강한 행태지만, 일베의 폭식처럼 무차별적으로 힘없는 약자까지 대상으로 삼고 아무 생각 없이 돌팔매질하는 행위는 건전하지 못한 의사표현이며 전혀 다른 정치적 의미를 띤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 '조롱문화'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이들이 결집해 소통할 토대가 마련됐다. 표현의 자유가 확장됐지만 '익명성'과 '집단'의 가면 뒤에 숨어 상대방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행태의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조롱'은 손쉽게 주목을 끌고 판세를 뒤집는 도구로 애용되게 됐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선 자기가 느끼는 것을 훨씬 더 분출할 수 있고 내 의견이 주목받기 위해 더욱 극대화해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며 "토론문화가 정착돼있지 않으니 내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도 쉽고 단순하고 강력하게 상대방을 규정하는 '조롱'을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간은 상호 다른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점을 찾기보다 각 '집단'이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인 방향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 '옳고 그름', '선과 악'이라는 보편 가치기준이 힘을 잃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일부 조직은 반인륜적인 언어와 행위를 보이게 됐다.

전 교수는 "SNS가 없었을 때는 자기 의견이 소수의견인 줄 알았다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지지자들을 접하면서 옳지 않은 자기 의견도 타당할 수 있고 지지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며 "가장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매력적이고 단호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지세력에게 자신의 그룹에서 최전선에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조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롱', 가치 파괴 사회에서 패륜이 되다


전문가들은 조롱이 난무하고 약자를 향한 '패륜'까지 벌어진 현 사태는 도덕가치가 상실된 사회,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상실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평가했다. 

권경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일베가 출현하게 된 물적 토대인 신자유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자기중심성, 자기계발인데, 이처럼 자기 발전이 자기 책임으로 이뤄지는 사회에서는 공동체가 지켜왔던 공통의 가치가 더 이상 지킬 필요 없는 것으로 폄하되고 돈과 성공이 중심이 된다"며 "타인, 약자에 대한 배려, 사랑, 예절,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은 필요 없게 되고 선과 악, 나쁘고 잘못된 것에 대해 합의했던 최소한의 기준이 사라진다. 나 혼자 먹고 살기 바빠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흥사단 투명사회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지난해 청소년 1만17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고교생의 47%가 '10억원이 생기면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14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는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성인 8명 중 1명(12.9%)이 최근 1년간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미성숙한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반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사회 규범이 제대로 작동하면 이런 돌출된 목소리를 눌러줘야 하는데 정치권은 폭식투쟁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간을 열어주고도 반성 없이 오히려 유가족들 공세에 나서고 편승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윤리적인 자각심과 경계심을 옅게 해준다. 민주주의라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자정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꼭 악마적인 실체가 없어도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행위가 악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내 언어에 갇혀서 다른 이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의 무능성, 내 사유에서 타자의 영향을 차단해버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무능성이 악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륜적 조롱을 일삼는 이들도 자기 '생각'이 있다고 하겠지만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포착하지 못하고 내 의견을 남과 견줘보고 가늠해보고 종합하는 능력이 없다는 측면에서 제대로 된 사유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91516070211046&outlink=1





 [우리는 왜 '조롱'에 빠져들었나…그 출발과 성장, 타락]


딴지일보에서 나꼼수, 일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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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회원들과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지난 13일 오후 광화문 단식농성장 인근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치킨과 피자를 먹는 '폭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

지난 6일 낮 서울 광화문 광장. 이같은 문구와 함께 4명 남짓 앉을 수 있는 크기의 평상과 밥상이 마련됐다.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측이 일부 누리꾼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것. 

앞서 일부 누리꾼들이 온라인 상에서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6일 광화문 광장에서 식사를 하는 폭식투쟁을 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일베충'이라는 표현에 빗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유족충'이라는 일부 누리꾼들에게 유가족 스스로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까지. 양손에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쥔 조직화된 '호모 조롱투스'가 어두운 온라인 공간에서 벗어나 거리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 "脫엄숙주의의 문화적 코드 '조롱'"

문화적 코드로써 '조롱'은 강자나 권력을 향해 그 힘을 발휘해 왔다. 풍자나 해학 등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돼 왔다. 제도권 언론이 지향해온 엄숙주의의 틈새를 비집고 인터넷 지지기반을 만들어낸 '딴지일보'가 대표적이다. 

그 대상이 강자와 권력자이기에 조롱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조롱하고 풍자하고 비틀어도 어차피 그들은 강자와 권력자였기 때문이다. 팟캐스트 시대를 연 '나꼼수' 역시 이같은 조롱의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가벼운 놀이 차원으로 시작된 조롱문화는 최근에는 인격살인을 넘나드는 수준으로까지 변질됐다. 극단적 정치 갈등이 여과없이 인터넷에도 반영이 되며 정치적 반대편이면 약자와 유족, 고인을 가리지 않고 조롱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황미구 전문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 원장은 "돈, 권력, 웃어른 등 사회 기득권에 대한 조크나 풍자가 허용되지 않는 문화에서 은폐된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건강하지 못한 조롱문화가 발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베의 사상'을 쓴 박가분 작가는 "일베는 유가족들의 도덕적 정당성을 절대화하는 것이 맘에 안 드는 것"이라며 "고인이나 유가족을 모욕해선 안된다는 금기를 위반하면서 생기는 '카니발적' 즐거움을 추구하다 방향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SNS를 통한 확증 편향과 전략적 공조

비슷한 가치관과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시판과 SNS는 이같은 '조롱의 타락'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됐다. 유사한 성향을 지닌 호모 조롱투스끼리 모이며 조롱의 정도를 조절하는 자정작용을 상실한다는 것.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없었을 때는 내 의견이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있다', '내 의견이 타당할 수도 있다'고 지지받는다고 느끼게 된다"며 "그런 조롱문화에서는 세력이 집단화돼 반드시 내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롱은 일베들이 공유하는 일종의 상징 코드라고 설명한다. 임 교수는 "일베들은 조롱을 통해 스스로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해외 극우파들의 스킨헤드나 가죽옷을 입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보수적 규범이 허락하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숨어서 언어유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롱하는 과정에서는 적을 명확히 해놓고 부풀려 놔야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된다"며 "'유가족들은 보상만을 원한다', '유가족들이 시체장사를 한다'는 루머를 온라인의 확장성을 이용, 퍼트리면서 실체보다 이를 과대포장해 자기 행동을 정당화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금기를 조롱 문화가 확산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의사소통은 사라지고 상대를 향한 비방만 남는다는 점이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웹에서의 의사표현이 참여 민주주의를 북돋는 툴로 주목받았고 심지어 '웨보크라시'라는 말도 나왔으나 오늘날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반응을 주고 받는다"며 "많은 사람의 의견과 내 의견을 견주어보고 종합적으로 사유하는 방향으로 SNS를 활용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91613025386086&outlink=1





[극단적 갈등과 대립의 사회, 대결을 부추기는 '조롱']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사회 현안 해결은 요원





조롱하는 인간'들의 시대다. 금기를 향해 도전한다는 '조롱'의 긍정적 에너지는 이미 한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방향성을 잃은 '말의 폭력'은 사회적 약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사회갈등을 증폭시켜 사회적 비효율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에 이르렀다. 머니투데이는 4회에 걸쳐 조롱하는 인간 '호모 조롱투스'의 기원과 발전상을 돌이켜보고 이들이 가져온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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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명박, 닭근혜는 되고 노알라, 핵대중은 안 돼?"

정치·사회분야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보수와 개혁성향 전 대통령을 조롱해 지칭하는 위 단어 중 어느 것을 입에 담는지만 보아도 그 사람이 '일베충'인지 '좌파 좀비'인지를 알 수 있다. 나와 성향이 다르다면 대화의 여지는 없다. 계몽해야 할 대상이거나 '벌레'로 박멸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노골적 조롱이 끼어든 대화는 결국 감정싸움으로 이어진다. 갈등 사안을 두고 입장이 다른 사람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인 대화가 오히려 다른 문제를 낳는다. 뿌리내린 조롱의 문화가 우리 사회를 좀먹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 "대화의 여지는 없다"…깊어진 갈등의 골

조롱섞인 말하기는 감정의 골을 깊게 파 대화를 방해하고 관계를 단절시킨다. 여성을 비하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독재를 찬양하는 식의 조롱은 그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마음의 상처를 안기기도 한다. 

조롱의 말하기는 동시에 우리 편 내부의 결속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단순하고 강력하게 그리고 극단적으로 상대를 규정해 자기 그룹이 갈등의 최전선에 있다는 인식을 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대화의 여지가 없는 상대방을 조롱하는 것을 통해 집단 내부에서 지지를 얻는 것이다. 동전의 앞면이 있다면 뒷면은 반드시 따라오듯, 극단적 조롱의 대상이 되는 집단 역시 집단적 반발과 강한 결속을 가져온다. 

개인이 개인을 조롱하는 말하기가 촉발한 갈등이 전체 집단의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다. 그만큼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조롱하는 방식의 말하기는 소통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전달방법"이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서로가 대화의 상대방이 아니라고 느낄 수밖에 없고 다시 조롱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고 말했다. 

강경순 한국토론교육개발원 교육국장은 "조롱하는 말하기는 핵심에서 벗어나 감정적인 논쟁만 벌이며 본질을 왜곡하기 때문에 문제는 풀지 못한 채 상처만 남긴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다른 문제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좌좀과 '일베충'의 멍에…합의가 사라진 문화

토론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국정을 이끌어야 국회에서도 조롱하고 야유하는 장면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두고 "7시간 동안 연애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단식중인 세월호 유족을 두고 "제대로 단식을 했다면 그 시간을 견딜수 없다"며 유가족의 단식이 적당히 단식쇼를 한다는 듯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TV 프로그램에서도 조롱과 감정적 비난이 넘쳐난다. 지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을 창당한 야권을 두고 일부 종합편성채널에서는 야권인사를 조롱하는 시사프로그램을 줄이어 방영했다. 당시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은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거론하기도 했다.

권경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사회적 불만이나 욕구불만의 발현인 조롱이 한국사회에서는 정치적 편향성과 결합하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에 강한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용인됐던 조롱이 어떻게 사용돼야 하는지는 잊혀지고 조롱이라는 행위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여의도나 토론 프로그램에서 걸출한 논객조차 조롱의 방식을 빈번하게 쓰는 것은 말 한 두 마디로 흐름을 뒤엎으려는 이 사회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자극적인 문화의 영향"이라며 "진지한 문화가 결여된 실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91712500630303&outlink=1




[일베' 패륜 끝낼 수 있을까…"조롱의 굿판 걷어치워야"]



악순환 고리 끊자…궁극적 해결책 '정의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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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용자가 올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게시물/ 사진=일간베스트 저장소

'호모 조롱투스'의 조롱 화법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5·18 유가족에 대한 비하나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폭식투쟁과 같은 패륜적 수준의 '정신적 테러''증오범죄'로까지 변질된 것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가 양극단으로 편을 갈라 조롱을 주고받으며 '말의 폭력'을 행사하는 동안 서로에 대한 몰이해는 점점 심화됐고 오로지 상대편에 대한 상처내기만이 대화의 유일한 목적이 된지가 이미 오래라는 것이다.

패륜도 불사하는 양극단 사회…'조롱의 굿판' 걷어치우자

조롱이 만들어놓은 덫을 넘어 대화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적인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갈라진 양측이 조롱을 주고받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연결고리를 우선적으로 끊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쪽이 조롱을 멈추면 '호모 조롱투스'들은 더 이상 조롱을 지속할 연료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며 일베의 조롱에 '미친X'라고 손가락질을 해 대는 사람들이 없는 이상, 허공을 향한 공허한 외침도 언젠가는 사그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베의 사상'을 지은 저자 박가분씨는 "조롱이 일상화 된 일베를 극복하는 길은 강제폐쇄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며 "일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난 날 촛불을 들었던 이들의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베 현상은 국가에 도덕을 강요하며 '쥐박이 아웃' 등 조롱을 일삼던 촛불 문화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낳은 변형"이라며 "어느 한 쪽은 조롱을 그만두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교육과정에서 민주적 의사소통 가르쳐야

조롱의 악순환을 멈추려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특히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들이 과연 조롱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찬성'과 '반대'로 편을 갈라 더 나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토론문화, 타인의 의견을 잘 듣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보다 자기주장만 센 사람을 더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과연 옳은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경순 한국토론교육개발원 교육국장은 "조롱은 소통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달방법인데 우리의 토론 문화에서는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우리 문화가 미성숙해서 벌어지는 문제인만큼 조롱 없는 성숙한 논의문화를 향해 나아가는 열쇠는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생존 방식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무시하는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얻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의사소통에 대한 비용을 더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 의견 공정히 반영하는 의회정치 거듭나야

궁극적으로는 의회정치와 언론이 제기능을 회복해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이 현실정치에 공정히 반영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불필요한 조롱의 대결을 줄이는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극단적 갈등의 원인이 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고 사회가 공정한 룰에 의해 돌아간다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을 때 패륜적 조롱문화 역시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수년째 OECD 국가 중 1위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스트레스 사회"라며 "사람들이 하루하루 쾌락만을 추구하며 살 수밖에 없고 사회가 나아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니 패륜적 극우들이 득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결국에는 사람들이 노력해도 사회에서 외면당하니 다른 이들의 약점을 잡아 비하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불공평한 대우에 대한 고통을 해소해 줄 수 있도록 사회가 기회가 공정한 곳으로 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91814281722231&outlin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