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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소/문화사 &시사

[정윤회] 정윤회 파문’ 총정리 & 심층 자료,영상모음


[정윤회 파문 총정리]









한 눈에 딱 들어오는 ‘정윤회 파문’ 총정리






딸 승마경기 관전하는 정윤회 부부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 출신인 정윤회(왼쪽)씨와 전 부인 최순실씨가 지난해 7월19일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딸이 출전한 마장마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박 대통령 ‘수첩 인사’부터 전대미문의 ‘권력 암투’까지
정국 강타한 ‘국정 개입 의혹’…과연 진실은 밝혀질까?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일주일째 정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계일보>의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보고서’ 보도가 나온 지난달 28일 이후 주요 신문들이 1면부터 5~6면(신문사에선 이를 종합면이라고 부릅니다)까지 이 이슈로 도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안이 무겁다는 얘깁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중앙일보>의 정윤회씨 인터뷰, <조선일보>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인터뷰가 이어졌고, 급기야 <한겨레>가 지난 3일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한 구체적인 사례 및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우선 많은 뉴스들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만 스무 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고, 정씨가 국정에 개입한 것이 확인되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겨레>는 그래서 ‘더(the) 친절한 기자들’을 통해 이번 파문의 전말을 A부터 Z까지 찬찬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 2탄과 3탄을 이어가면서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이 기사 url만 가지고 계시면 업데이트된 요약정리를 계속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시작합니다. 꽉 잡으세요.

파문의 배경 ‘수첩 인사’

우선 파문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부터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모든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에서 시작했습니다. ‘나홀로 인사’, ‘불통 인사’, ‘밀봉 인사’, ‘수첩 인사’라는 수식어는 늘 뒤를 따라다녔지요

2012년 12월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조차 모르게 ‘깜짝 발표’한 인사 1호가 바로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새 정부 첫 총리로 지명한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는 병역, 부동산 논란으로 청문회도 가보지 못하고 지명 5일 만에 전격 사퇴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뒤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며 2기 내각을 바꿨을 때는 ‘인사 참사’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가 고액수임료 수수 문제로 물러난 데 이어, ‘깜짝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친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더불어 제자논문 대필 논란의 교육부 장관 후보, 음주운전에 사생활 문제를 빚은 문화부 장관 후보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었습니다.

‘어디서 저런 사람들만 골라오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엔 대체 무엇이 씌어 있나?’ ‘인사’ 권한은 정치인들에겐 ‘예산’과 더불어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불통 인사’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져 갔습니다.

청와대에 인사 검증시스템이 있기는 한 것이냐는 비판도 커졌습니다. 인사 참사를 책임질 배후로는 두 곳이 지적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대통령을 바로 곁에서 보좌하는 책임을 맡은 김기춘 비서실장입니다. 다른 한 축은 최근 언론에 부쩍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으로, 박 대통령의 의원시절부터의 오랜 보좌진들입니다.

11월 28일 <세계일보>의 첫 보도는 이 ‘문고리 3인방’의 움직임을 담은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입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했습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회사로 치면 ‘감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친인척 등 측근 관리를 비롯해, 부처 공무원을 감찰하는 등 정권에 악재가 될 만한 것들을 사전에 검토하는 일을 했습니다. 공직 후보자의 인사 검증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몫입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박관천 경정이 작성했다는 이 보고서는,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보좌진 그룹 10여 명을 ‘십상시’라고 일컬으며 이들이 실세라고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문고리 3인방’이 청와대 내부 문서를 정윤회 씨를 비롯한 외부 인물에게 전달했다는 내용, 공식적인 직책이 없는 정윤회 씨가 김기춘 비서실장 경질설 등을 찌라시에 흘리는 등으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세계일보 기사 바로가기).

무엇보다 이 보도의 의미는, 세간에 ‘비선 실세’라는 소문이 퍼져 있던 정윤회 씨가 직접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청와대의 공식 문서를 통해 사실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의혹이 그저 사실 여부 판단이 힘든 사람들의 ‘말’로 전해진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문서를 통해 청와대에 공식 보고까지 된 사실이 있다는 겁니다. 사실일 가능성이 이전의 의혹 단계보다 훨씬 커진 셈입니다. 언론이 <세계일보>의 보도 이후 각종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건 우선 그런 까닭 때문입니다. 기자들은 말보다 공식 문서를 신뢰합니다. 

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편중된 말을 쏟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공식 문서는 작성한 내용이 거짓일 경우 제도적인 책임을 묻게 됩니다. 사실 관계 검증이 더 철저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고리 3인방은 누구인가

3인방은 모두 대통령 비서실에 소속된 비서관들인데요. 1998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공식 입문한 이후 줄곧 측근에서 보좌해 온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입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신임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맏형 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인사와 살림살이(재무)를 총괄합니다. 이재만 비서관이 원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최근 이재만 비서관을 사칭한 인사 청탁 사건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개인정보유출에 관여했던 사람도 이재만 비서관 지휘 아래 있는 총무비서관실 소속의 행정관이어서 논란이 된 바 있었습니다.

청와대 행정관, 채동욱 ‘혼외 의심 아들’ 정보 유출 개입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5일 오전 ‘정윤회 국정개입 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는 길에 기자들 질문에 답하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호성 비서관과 안봉근 비서관이 각각 소속된 제1부속실과 제2부속실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일정 부서입니다.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정무 전반과 대통령의 일정, 보고서를 전담합니다. 대통령에게 보고를 올리려면 우선 정호성 비서관을 거쳐야 합니다.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수행과 경호를 책임집니다. 잦은 민원을 넣으려 드는 사람들을 차단하는 역할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접촉하려면 이 3명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해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겁니다.

3인방을 거치지 않고서는 ‘비서실 민정수석조차 대통령을 독대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입니다. 지난해 8월 윤창중 성추행 사태가 터졌을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인사 실패를 책임지고 물러난 적이 있습니다.

 한 언론인터뷰에서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허태열 전 실장과 보좌진 그룹이 나뉘면서 두 그룹 간 마찰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허태열 전 실장과 3인방과의 알력으로도 추측되는 부분입니다.

허태열 전 실장에 이어 새로 취임한 김기춘 비서실장은 부속실로 쏠리던 힘을 비서실로 당겨와 균형을 맞췄다는 평을 듣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청와대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평소 인사 문제에 있어서 뜻을 강력히 관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관련 조선 뉴스프레스 기사

그런데 <세계일보>의 보도를 보면, ‘3인방’이 직책상으로 상사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질을 꾀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이 구상에 ‘외부 세력’이자 민간인인 정윤회씨가 개입돼 있다는 것입니다. 정씨는 1998년 당시 박근혜 의원의 개인비서실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3인방을 비롯한 보좌진 체계를 잡은 뒤 2007년 공식적인 직책에서는 물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즉각 “찌라시 수준의 문건을 동향 (파악 차원에서) 보고받았던 것”이라며 보고서에 거론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습니다. 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그러니까 청와대의 첫 반응은 위에서 말씀드린 ‘공식 문서 신뢰성’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또 문서의 내용보다 청와대 공식 문서가 유출된 것에 더 초점을 두는 식으로 프레임 전환을 꾀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중앙일보>는 청와대가 첫 반응을 내놓은 이튿날인 12월 1일, <세계일보>에서 ‘비선에서 국정을 뒤흔든 인물’로 보도된 정윤회씨의 반박 인터뷰를 보도하며 청와대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정씨는 “7년간 야인으로 살며 3명의 비서관과 연락하지 않았다. (7년 동안 연락이 없으니 되레 비서관 3명에게) 인간적으로 섭섭했지만 이해한다”며 <세계일보>의 보도를 정면 반박했습니다.


 연락한 적이 없으니 당연히 만난 적이 없고, 만난 적이 없으니 당연히 김 비서실장 경질설을 퍼뜨린 일도 없다는 주장입니다. <중앙일보>의 보도는 정씨의 육성으로 공식 문서의 내용을 반박하면서 <세계일보> 보도가 가진 파장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김진 정치전문기자가 칼럼까지 쓰면서 청와대와 정윤회 씨의 처지를 대변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사흘 만에 직접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문이 이는 사안에 이렇게 빨리 나서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문건은 루머이며 청와대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이라고 <세계일보>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역시 프레임을 청와대 문건 유출에 맞췄습니다. 비서관 3인방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후속 보도가 없었다면, 한동안 이 프레임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의 반격

반전은 <조선일보>에서 터져나왔습니다. 12월 1일까지의 <조선일보>는 청와대의 문건 유출 책임론 프레임과 궤를 같이 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12월 2일자 ‘정윤회, 지난 4월 이재만과 연락했다’는 제목으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정윤회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박관천 경정의 직속 선임이었던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인터뷰에서 “첩보가 맞을 가능성은 6할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내용을 지난 2월 홍경식 민정수석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구두 보고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아랫사람들이 외부세력과 연계해 비서실장을 음해하고 있다’는 보고를 접하고도 김기춘 비서실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고를 한 2달 뒤인 지난 4월 10일께 정윤회 씨가 조응천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문자메시지도 보냈다고 합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이를 무시하자 다음날에는 이재만 비서관이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며 정씨를 대변하는 말을 전했다는 겁니다.

▷ 관련 기사 : 조응천, 정윤회 정면 반박…“이재만과 4월에도 연락”

조응천 전 비서관의 이 주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7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는 정씨의 말과 달리 3인방이 정윤회씨와 꾸준히 연락해 왔다는 정황을 드러냈습니다. 또 해당 문건 유출은 조응천 전 비서관 자신의 수하였던 박관천 경정이 아닌 3인방과 관련이 있다는 암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와대와 박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문제의 ‘감찰 보고서’는 찌라시성이 아니라 상당한 근거를 가진 보고서라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실제 조응천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 유출에 대해서는 "관리 책임자로서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문건 유출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의 말을 직접 부정한 셈입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냈습니다. 검증 임무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해야할 일인데 “어떤 때는 한창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인사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부 들어 ‘인사 참사’의 책임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비롯한 3인방에게 있다는 논리입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정윤회 씨의 전화를 받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중순 경질됐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뒤 이뤄진 보복성 인사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일개 비서관 출신으로 어떻게 대통령, 그리고 청와대 주류 권력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었던 것일까요? 이 배경은 이번 파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차츰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줄줄이 좌천된 ‘박지만 회장 측근’들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으로 박지만 EG 회장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검찰 출신으로, 과거 박지만 회장의 마약수사 검사로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문고리 3인방’이 친인척 쪽에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데 불만을 품은 박지만 회장이 공직기강비서관을 움직여 ‘정윤회 계파’에 대한 저격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박지만 회장이 측근인 조응천 전 비서관을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위험성을 알려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포섭하고, ‘정윤회 계파’를 저격하면 권력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오히려 이 보고를 ‘청와대를 흔들려는 시도’라고 판단하면서 묵살했고, 오히려 3인방을 공격한 박지만 회장 쪽의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이 역풍을 맞고 청와대에서 쫓겨났다는 해석이 제기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정윤회 계파’와 ‘박지만 회장 계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처세는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기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수치수여식에서 박지만씨의 육사 동기생인 이재수 기무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수치는 군 장성의 직위와 이름 등이 수놓아진 끈 깃발로,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장성들의 삼정도(장군에게 상징적으로 지급되는 칼)에 달아준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실제로 최근 박지만 회장 쪽 사람들은 줄줄이 권력 핵심부에서 밀려났습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 외에도, 박지만 회장과 가깝다고 알려진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이 지난 5월 옷을 벗었습니다. 


청와대 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가정보원에서는 지난 8월 조응천 전 비서관과 가깝다고 알려진 고위급 인사가 발령 직후 청와대의 요구로 ‘자진 퇴임’하는 형태로 물러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기무사에서는 지난 10월 박지만 회장과 육사 37기 동기인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경질됐습니다. 당시엔 배경이 궁금했던 인사 이유가 뒤늦게 추정이나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일련의 인사 흐름을 아래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표. 경질된 박지만 회장 측근 인사들

1. 청와대

4월, 민정수석실 조응천 비서관 라인 경질 (민정수석실 파견 경정급 경찰관 5명이 7월까지 원대복귀)

5월, 백기승 전 국정홍보비서관 사퇴

 

2. 국정원

5월, 남재준 국정원장 사임

9월, 1급 간부 Z씨가 인사 일주일 만에 철회 : 청와대 지시로 퇴진 후 국내 정보와 무관 부서로 이동

 

3. 기무사 군 인사 건

10월, 이재수 전 사령관 전격 교체

 

4.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 (안민석 새정치 의원 “김 전 위원장 사퇴가 김 실장과 정윤회씨 사이의 암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

 

정윤회 파와 박지만 파의 싸움인가

그러자 박지만 회장 쪽이 이번에는 여론을 활용해 반격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평소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은 ‘정윤회’나 ‘십상시’ 등의 단어를 포함한 문건을 유출해 3인방에게 타격을 줌으로써, 권력 싸움에서 자신의 측근들이 줄줄이 밀려나고 있는 사태의 반전을 꾀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널리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파문이 정윤회 쪽과 박지만 쪽의 ‘국정 장악 파워 게임’으로 보는 시각은 그래서 나온 겁니다. 이렇게 두고 보면 사태의 엄중함과 별개로, 한숨도 나옵니다.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힘겨루기라뇨.

정윤회(왼쪽)와 박지만
하지만 이 사태를 단순한 힘겨루기로 폄훼하며 외면해선 안 되는 까닭이 있습니다. 정윤회 씨가 됐든 박지만 회장이 됐든, 국정에 개입해 각종 권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정윤회 씨나 박지만 회장처럼 공식적인 직책이 없는 사람은 의회나 시민들의 감시를 받을 의무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국정을 휘저었다’고 해도 법적 처벌이 애매합니다. 즉, 대통령까지 움직이는 국정 농단 사건이 벌어지면서 행정부가 흔들려도, 삼권 분립의 핵심인 의회 권력과 사법 권력이 어떻게 제어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시민들이 끝까지 비판의 눈초리를 비끼지 않고 지켜봐야 하는 이윱니다.

자,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2탄에서는 정윤회 씨 부부가 실제로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확보한 <한겨레> 보도와 그 이후 보도들을 정리하는 ‘더(the) 친절한 기자들’을 이어가겠습니다. 2탄도 기대해주세요.

한겨레신문

 







정윤회 파문’ 총정리 제2탄


‘공무원 인사’ 뒤흔든 희대의 사건은 ‘수첩 인사’에서 비롯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일주일째 정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계일보>의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보고서’ 보도가 나온 지난달 28일 이후 주요 신문들이 1면부터 5~6면(신문사에선 이를 종합면이라고 부릅니다)까지 이 이슈로 도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안이 무겁다는 얘깁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중앙일보>의 정윤회씨 인터뷰, <조선일보>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인터뷰가 이어졌고, 급기야 <한겨레>가 지난 3일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한 구체적인 사례 및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우선 많은 뉴스들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만 스무 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고, 정씨가 국정에 개입한 것이 확인되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겨레>는 그래서 ‘더(the) 친절한 기자들’을 통해 이번 파문의 전말을 A부터 Z까지 찬찬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 2탄과 3탄을 이어가면서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이 기사 url만 가지고 계시면 업데이트된 요약정리를 계속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시작합니다. 꽉 잡으세요.



지난 <한겨레> ‘더(the) 친절한 기자들-정윤회 게이트 총정리’ 1탄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보고서’를 둘러싼 일련의 보도들을 묶어 맥락을 정리했습니다. 사태의 원인은 윤창중으로 시작해 문창극에 이르기까지 ‘인사 참사’가 이어지면서, 정치권과 상의도 없이 ‘밀봉 인사’를 고집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야의 불만이 커져 간 것이었습니다. 

인사하는 사람 따로 있고, 책임지는 사람 따로 있느냐는 겁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때는 이남기 전 홍보수석과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태를 책임지고 불명예 퇴진했지만, 둘 다 윤창중 기용을 추진했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여권 지지도까지 떨어뜨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파문’ 때는 여권 중진들이 서로 이런 말도 안되는 인물을 누가 대통령께 추천했는지를 두고 ‘너냐’, ‘아니다’ 지목하는 희극이 벌어졌습니다( ▷ 관련 경향신문 기사 바로가기 ).

인사같이 중차대한 일을 혼자만의 결정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상식적인 일은 아닙니다. 여권 중진 의원들도 아니라고 하니, 혹시 따로 대통령이 상의하는 어떤 ‘비선’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쉬쉬하던 ‘정윤회’란 이름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두 차례에 걸친 국무총리 인선 실패 전후입니다. 특히 지난 6월 25일은 밀린 포문이 일제히 터져나왔습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채널 아닌 소규모 비선 라인”이 공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의원은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사를 청와대) 비선 라인이 하고 있다는 의혹을 모든 언론, 국민, 정치권이 하고 있다. 만만회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인사 책임론’ 속에서, 정윤회씨 외에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오랜 박 대통령 보좌진 진영과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간의 알력 다툼의 결과가 보고서 유출의 형태로 터져나왔을 가능성을 다뤘습니다.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 보고서’를 둘러싼 복잡한 흐름 중에서도 두 가지 큰 맥락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로, 청와대의 ‘공식 문서’가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앞서 설명한 인사참사를 둘러싼 책임공방을 들 수 있겠지요. 둘째로는, 정말로 보고서 내용이 사실인지, 청와대의 인사에 공식 라인이 아닌 ‘외부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여기서 해당 보고서의 디테일에만 집착해 ‘십상시면 정확히 10명이 맞냐’거나 ‘정말 매달 두 차례 그 중식당에서 모였나’라거나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청와대 문건은 도대체 누가 유출한 거냐’ 등에만 주목하면 큰 줄기를 놓친 채 곁가지만 보는 모양새가 됩니다.

11월 28일 <세계일보>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12월 2일 <조선일보>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단독 인터뷰까지에 대해 얘기했던 총정리 1탄은 첫 번째 의문을 풀어주는 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외부세력(정윤회)이 국정에 개입했느냐, 는 밝히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윤회 국정개입’ 실제 사례 캐낸 <한겨레> 보도

여기에 ‘반전’을 더하고, 궁극적인 두번째 의문에도 불을 밝힌 것이 <한겨레>의 단독 보도입니다. <한겨레>는 12월 3일자에서 “정윤회 관련 문체부 국 과장, 박 대통령이 직접 교체 지시” 라는 기사(▷ 관련 기사 : “정윤회 관련 문체부 국·과장, 박 대통령 직접 교체 지시”)를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일개 과장까지 일일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인사 조처를 요구하는 전례 없는 ‘꼼꼼함’을 보였는데, 하필 그 사안이 정윤회 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윤회씨의 딸 정아무개 선수가 지난해 7월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마장마술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와 그 전 부인인 최순실 씨 사이에는 딸 정아무개(19)씨가 있습니다. 이 딸은 승마선수로, 국내 선수권 대회에서 다른 선수 한 명과 1, 2위를 번갈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선 이 다른 선수에게 지면서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전권을 따내려면 중요한 대회였습니다. 판정 시비가 일었습니다.

그런데 판정 논란이 일면 대개 협회 내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던 관행과 달리, 시합 다음날 느닷없이 상주경찰서에서 심판위원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했습니다. 이어 전례 없는 승마협회 비리 조사 및 감사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대회 다음달인 5월엔 청와대에서 승마협회를 감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문체부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두달 뒤 ‘감사 결과 보고서’를 올렸는데, 문체부의 진아무개 체육정책과장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협회도 문제지만 정씨 편에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청와대가 원했던 감사 결과가 아니었던 걸까요? 2013년 8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문체부 장관 등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렀습니다. 수첩을 꺼내 들고 진 과장과 주무책임자인 노아무개 체육국장의 실명을 ‘콕’ 찍어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1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공무원들은 인사에 몹시 민감합니다. 정기 인사 시즌도 아닌데 특정 공무원이 갑작스레 다른 곳으로 발령나면, 발령의 배경을 두고 온갖 설이 난무합니다. 업무에도 지장이 생길 정도입니다. 


문체부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돌출 인사’가 일으킬 이런 잡음을 우려해 한두달 뒤에 있을 정기 인사 때 자연스럽게 진 과장과 노 국장을 교체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집요했습니다. 이틀 뒤 두 사람에 대한 인사 조처가 이뤄졌는지 재차 확인했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열흘만인 9월 2일 전격 경질(‘대기발령’)됐습니다.

이 보도의 의미는 큽니다. 우선 보도가 사실이라면, ‘민간인’ 신분의 정윤회씨 부부가 딸의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통령 권력까지 동원해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인사를 뒤흔든 희대의 사건이 됩니다.

게다가 청와대는 이 보도 이전까지 내부 공식문서인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보고서’를 ‘찌라시’로 격하하면서 문서에 적혀 있는 ‘외부 세력 개입설’을 ‘허위’로 애써 단정지어 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부 세력’이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과 사례가 드러난 것입니다. 


하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꼽힌 정윤회씨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과장의 좌천 여부를 깨알같이 확인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찌라시 수준의 보고서’라는 해명은 상당한 부분에서 진실성이 의심받게 됐습니다.


대통령이 일개 과장급의 인사까지 챙길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기존의 ‘통념’도 깨졌습니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고유 권한입니다만, 그것도 공직사회의 검증과 같은 절차적 투명성을 갖춘 가운데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장과 같은 고위급 인사에 한정된 얘기였습니다. 부처의 국장과 과장급 인사는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의 고유 권한입니다.


침묵 지킨 청와대 확인 사살한 <조선일보>의 역습

<한겨레> 보도에 청와대는 애써 침묵을 지켰습니다. 대신 김종덕 현 문체부 장관이 <한겨레> 보도 하루 뒤인 지난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지시에 의해 그런 문체부 국장과 과장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며, “(진 과장 등의)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유진룡) 전임 장관이 인사했다고 본다”고 변명했습니다.

이번에도 반격은 다시 <조선일보>에서 나옵니다. 12월 5일자 <조선일보> 4면은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게 맞다’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인터뷰를 실으며 ‘확인 사살’에 나섭니다. 


유진룡 전 장관은 <한겨레> 보도가 “어디서 들었는지 정확한 이야기”라며, “정윤회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린 건데, 정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우리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관련 조선일보 기사 바로가기 ).

또한 유진룡 전 장관은 재임 시절 갈등설이 일었던 김종 문화체육부 차관을 두고, ‘김종 문화체육부 차관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정확하다”며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전 장관 자신은 청와대와 인사 청탁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반면 차관은 청와대(3인방) 쪽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신임 대사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렇다면 왜 하필 문체부였을까요. 문체부는 소속·산하 기관이 48개나 됩니다. 대통령을 도운 사람들에게 보은할 자리가 그만큼 많은 셈입니다. 

박근혜 정부 아래서 기관장에 오른 고학찬 예술의 전당 사장(2013년 3월), 정성근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지난 2월),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지난 4월), 자니 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지난 7월) 등은 모두 대선 전부터 박 대통령을 도왔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 압력’을 넣은 상대가 하필 유진룡 전 장관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입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 취임했다가 6개월만에 경질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아리랑TV 부사장직을 두고 사석에서 인사 청탁을 넣었는데, 유진룡 당시 차관이 부탁을 들어주기는커녕 부사장 직을 없애버리는 ‘배 째라’식 강경 대응을 했다가 경질되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습니다. 

당시 “배신자로 낙인찍혀 ‘조직의 쓴맛’을 보았고(…) 그 대가가 아무리 가혹하고 힘겹더라도, 끊임없이 정의의 호루라기를 불어야 합니다”(김정권 전 의원)라는 글을 당 누리집에 걸어가며 유진룡 전 장관을 ‘노무현 대통령의 부당 인사개입에 맞선 영웅’ 취급했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이 정권을 잡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슷한 인사개입 사례를 만들자 되레 “배신의 칼날이 무섭고 가벼운 처신이 안타깝다”(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며 유진룡 전 장관을 비난하는 모습도 공교롭습니다.

아무튼 유진룡 전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에서도 밉보였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석달째를 맞아 ‘내각 쇄신’을 하겠다며 지난 7월17일 유진룡 전 장관을 ‘면직’ 처리 했다는 점에서도 그런 근거를 볼 수 있는데요. 당시 후임자로 지명됐던 정성근 전 후보자가 음주운전 및 사생활 논란으로 청문회 첫날을 넘기지 못하고 ‘자진사퇴’한 다음날이었습니다.
 
후임자도 없이 장관 자리를 공석으로 만든 것입니다. 보통 물러나는 장관도 후임자가 확정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던 정홍원 총리조차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아 계속 자리를 이어가던 차였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이 직언을 했다가 단단히 찍혔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확인된 박근혜 대통령의 문체부 인사개입

유진룡 전 장관이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며 파문이 커지자, 정부 여당과 청와대는 허둥지둥한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오전까지 “인사는 (유진룡 당시) 장관 소관”이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7시간 뒤 다시 기자들 앞에 서서는 “(진 과장과 노 국장의 경질은) 박 대통령이 주문한 체육계 적폐 해소에 성과를 내지 못했던 탓”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해명으로 우선 박 대통령이 인사권자인 유진룡 전 장관을 제치고 직접 일개 부처 국과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한겨레>가 보도했던 정윤회 부부 개입 의혹과 달리 ‘진 과장과 노 국장의 미흡한 성과’에 전가한 말이기도 합니다.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로 청와대의 해명에 대해 대답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7월 23일이고 두 사람의 잘못을 지적한 것은 8월 21일입니다. (…) 한 달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소극적이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되고 이것이 경질의 사유가 된다면 대한민국 공무원 중에 보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 관련 SBS 보도 바로가기 )


국회에서는 <조선일보>의 유진룡 전 장관 인터뷰가 보도된 5일 오전 김종 차관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를 받던 도중 부하 직원인 우상일 체육국장에게 “(이 파문을 둘러싼 구도를) 여야 싸움으로 몰아가야” 한다는 조언이 담긴 쪽지를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김종 차관은 또 유진룡 전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방침도 밝혔습니다. 현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개입이 사실무근이라는데 다음날 청와대 대변인이 개입한 건 맞다고 뒤집으면서 장관의 기자회견을 거짓으로 만들고, 현 문체부 차관이 전 장관을 고소하는 전대미문 사태까지 이르면서 문체부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 상탭니다. 


이 와중에 지난 4월 ‘공주 승마’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정윤회 부부의 딸이 2014인천아시안게임국가대표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점을 인정받아 승마 특기자로 지난 8일 이화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드러나 화제가 됐습니다( ▷ 관련 기사 : 정윤회 딸,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체육특기자전형 합격 ).



다시 ‘정윤회 국정개입 감찰보고서’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강도 높은 검찰 조사가 이어지면서 문제의 보고서에서 삭제됐던 부분들도 속속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윤회씨를 필두로 한 모임에서 ‘경질’이 검토된 것은 김기춘 비서실장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동아일보>는 12월 6일자에서 정윤회씨가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비리나 문제점을 파헤쳐서 빨리 쫓아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감찰보고서에 실려있다고 보도했고( ▷ 관련 동아일보 기사 바로가기 ),


 <중앙일보>는 12월 8일자에서 역시 정윤회씨가 ‘김덕중 국세청장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 감찰보고서에 실려있다고 보( ▷ 관련 중앙일보 기사 바로가기) 했습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사실일까요. 마침 희한하게 맞아떨어진 감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정현 의원과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각각 6월과 8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정현 의원은 7.30 보궐선거에서 ‘기사회생’했지만, 자리에서 물러날 때만 해도 사퇴 배경을 놓고 경질성 등의 의혹이 분분했습니다. 김덕중 전 국세청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윤회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이 인사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배경입니다.

실세니 계파 논란이 달아오르자 박근혜 대통령은 정면승부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7일 일요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여당 지도부 오찬에서 “정윤회는 이미 오래 전에 내 옆을 떠난 사람이고, 동생(박지만 회장)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대통령 입에서 직접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 사이의 권력쟁투와 관련한 해명이 나온 겁니다. 물론 한 마디로 인사참사의 ‘배후’는 없다는 얘기이긴 했습니다.


이 발언은 다음날인 월요일자 신문의 1면을 일제히 장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1부속비서관, 안봉근 2부속비서관에 대해서도 “보좌진 했던 사람들도 정확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력 암투를 벌였다면 내가 옆에 뒀겠나”며 세간에서 제기되던 ‘문고리 권력 3인방 문책설’마저 일축했습니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절대 안 흔들려”…문체부 인사 의혹엔 ‘함구’).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왼쪽 사진)과 ‘십상시 모임’ 최초 제보자인 전직 지방국세청장 출신 박아무개 씨(가운데), 박씨가 정보 출처자로 지목한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이 9일 오전 3자 대질 조사를 마친 뒤 각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거나 뿌리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김기춘 비서실장도, ‘문고리 권력 3인방’도, ‘외부세력’ 정윤회도, 박지만 EG 회장도 대통령의 인사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 않다는 말이 되는데요. 


정윤회씨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청와대 감찰보고서와 각종 인사들의 관련 증언, 그리고 정윤회 부부와 연관된 일에 직접 부처 인사를 뒤흔든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권력 3인방’, ‘외부세력’ 정윤회씨나 박지만 EG 회장의 영향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우연히 이뤄진 일일까요? 그렇다면 문제의 청와대 ‘인사 참사’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청와대의 실세가 이 진돗개다.” 의문을 잔뜩 남긴 ‘강경 발언’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 앞에서 이런 ‘농담’을 던졌다고 합니다. 청와대에는 새롬이와 희망이라는 두 마리 진돗개가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 모두 박장대소했답니다. ‘농담’의 때와 정도를 가리는 게 어떨까, 싶지만 박 대통령의 ‘진돗개 사랑’은 유명한 얘깁니다. 지난 2월 5일 “한번 물면 살점이 떨어져도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을 공직자들에게 거듭 강조했습니다.


 윗분의 ‘개 사랑’ 에 감화를 받아서인지, 개 비유도 넘쳐납니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나는 정권의 와치독(감시견)”(12월2일자 <조선일보>)이라고 주장했고, 정윤회씨는 “(토사구팽) 사냥개였지만 이제 진돗개가 되겠다”(12월1일자 <중앙일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들의 비유는 또 우연일까요?


청와대는 강경한 검찰 수사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언론사 명예훼손 ‘고소’로 사태를 ‘진압’하고 있습니다.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진 8명이 <세계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데 이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8일자에 ‘김기춘 비서실장 지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조응천 전 비서관 검찰 진술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동아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거든요. <세계일보>는 사상 초유의 언론사 압수수색까지 각오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모로, 참 나쁜 ‘수첩’입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나라 뒤흔든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 




(1)  청와대 안에선 무슨 일 있었나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 문건이 보도되면서 권력실세 암투설로 번지자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로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들의 권력 암투극이 베일을 벗고 있다

박 대통령의 옛 비서실장인 정윤회씨와 동생 박지만씨의 권력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은 복잡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극소수 측근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전횡을 휘두르는 데 있다.

비선들의 권력 전쟁은 왜 시작된 걸까? 청와대 안팎에서 벌어진 사건의 파편들을 모아 핵심 고리를 연결해 봤다. 총 세 차례에 걸쳐서 '정윤회 파문'의 모든 것을 다룰 예정이다. 1편에선 '문고리 권력'과 '민정수석실'로 상징되는 청와대 내부 권력 간 줄다리기, 2편에선 청와대 밖에서 벌어진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세력 다툼, 3편에선 현 사태의 핵심 연결 고리인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들의 과거를 돌아본다.


scene1. 청와대 안에선… 문고리 3인방 vs 조응천


① '정윤회 문건' 세상에 나오다

11월28일, 세계일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에서 작성한 '감찰보고서'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정윤회씨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소위 '문고리 권력 3인방'과 주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및 정부 내부 현안을 보고 받고 인사 등 동향을 논의 했다는 내용이다. 이 문건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루머를 살포해 '청와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어 충격을 더했다. (▶ 기사보기)


② '그림자 권력' 국정 개입 의혹 확산


이른바 '정윤회 문건'은 비선 실세들의 인사 개입 등 국정 개입 의혹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 기사보기)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던 터였다. (▶ 칼럼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윤회씨. 한겨레신문 제공


③ 정윤회·문고리 3인방 vs 조응천·박관천

'정윤회 문건'의 파문은 상당하다. 일단, 박 대통통령을 보좌하며 '그림자'로 머물렀던 이들이 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1라운드에 올라선 인물들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과 정윤회씨, '민정수석실'에서 물러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이다. 이 싸움을 관전하려면, 일단 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문고리 3인방은 누구인가

▲ 정윤회는 누구인가 (상)

▲ 정윤회는 누구인가 (하)

▲ 조응천은 누구인가

▲ 박관천은 누구인가



수정_정윤회씨-및-박지만.jpg



④ 박 대통령의 최측근… 비선권력 의혹 확산

이번 문건은 '민정수석실'이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씨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두 세력간의 충돌이 불가피했고, 이 싸움에서 '문고리 권력'이 승리하며 민정수석실 인사들은 대거 교체됐다는 추론을 '확신'에 가깝게 만들었다. (▶ 기사보기) 파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비서관 3인은 15년간 우직하게 일한 직원일 뿐"이라며 변함 없는 믿음을 드러내, 도리어 문고리 권력의 위상을 확인시켜 준 셈이 됐다. (▶ 기사보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주형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


⑤ '문고리 권력' 실체 폭로한 조응천


문건이 유출되자 마자 수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정윤회'씨가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대척점에 선 조응천 전 비서관도 '조선일보'를 통한 폭로전에 가담하며 서로를 깎아내렸다. (▶ 비평보기)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소위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 3인방'과 교류가 없었다"(▶ 기사보기)고 밝혔다. 하지만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재만 비서관과 정윤회씨가 지난 4월 연락을 취한 사실이 있다"(▶ 기사보기)고 말했다.



⑥ '문고리 권력' 인사 개입설 고개


조응천 전 비서관의 폭로로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씨의 국정개입이 '소문'으로만 여겨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기사보기) 아니나 다를까. 정윤회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 기사보기)은 물론, 3인방을 이끄는 '형님'격인 이재만 비서관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공모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개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 기사보기)

커버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왼쪽부터)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⑦ 곳곳서 폭로… 수세 몰린 '문고리 권력'

1라운드에선 '문고리 권력'이 수세에 몰려있다. '인사 전횡' 사실이 적시된 내용이 확인되고, 관련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 문건'에는 "정윤회씨가 '십상시'와의 회동에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비리나 문제점을 파헤쳐서 빨리 쫓아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기사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체부 간부 인사를 직접 지시했다"(▶ 기사보기)는 보도에 이어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이 직접 인사 비리를 고발하기도 했다. (▶ 기사보기)



⑧ 박 대통령의 선긋기… "문건은 찌라시 내용일 뿐"


'정윤회 문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반응은 8일 현재까지 한결같다. 박 대통령은 '해당 문건은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찌라시'라면서 "찌라시 얘기로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기사보기)정윤회씨와 3인방이 '교체'를 도모했다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건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정보라서 묵살했다"고 한다. (▶ 기사보기)

서울경찰청 정보분실 압수수색하는 검찰

정윤회씨 국정개입에 관한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3일 서울 남산 서울경찰청 정보 1분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⑨ '문건 유출'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정윤회 문건' 유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청와대와 여권의 경우 보안 문서 유출을 '엄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건이 보도되자마자 '십상시' 멤버로 거론된 청와대 인사 8명이 세계일보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검찰은 빠른 속도로 '문건 유출자 색출'을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 기사보기)

반면 여론의 관심은 '비선 실세들의 외압이나 인사 전횡이 있었느냐'에 집중된다. (▶기사보기)


⑩'문건 유출' 왜 했을까

‘정윤회 문건’은 왜 만들었을까.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문건을 만들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 기사보기)가 나왔지만, 김 실장은 이를 부인했다. (▶ 기사보기) 문건 작성과 유출 배경에는 '정윤회 vs 박지만' 두 사람 간의 권력 암투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해당 문건을 유출한 의도에 이목이 쏠린다. (▶ 기사보기) ‘문건 유출'을 조응천 전 비서관이 허락한 정황(▶ 기사보기)이 드러나는 등 두 라인간 수싸움이 빚은 참극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2) '박지만 vs 정윤회' 청와대 밖 암투의 진실




질문에 답하는 정윤회

국정개입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 동향' 문건의 핵심 인물 정윤회 씨가 고소인 겸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마치고 11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정국이 혼란스럽다. 문건의 진위와 유포 경위도 가려야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그림자 실세'로 주목된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권력 다툼이 인사 전횡으로 이어졌다는 의혹도 확인해야 한다.


비선들의 권력 전쟁은 왜 시작된 걸까? 한국일보닷컴에서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정윤회 파문'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1편에선 '문고리 권력'과 '민정수석실'로 상징되는 청와대 내부 권력의 줄다리기를 살펴봤다. 2편에선 청와대 밖에서 벌어진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세력 다툼과 비선들의 인사 개입 의혹을 다룬다. 3편에선 현 사태의 핵심 연결고리인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짚어본다.


scene2. 청와대 밖에선… 정윤회 vs 박지만


① '정윤회 문건' 왜 메가톤급 충격줬나

11월28일 세계일보 보도는 충격이 거셌다. '비선 실세'들이 국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문건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 기사보기)

공식조직이 아닌 비선들이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및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미가 뭘까. 박근혜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문제가 된 부분이 '인사' 참사다. 그때마다 여권에서 쏟아진 불만은 "도대체 누가 추천했느냐"인데, 그때마다 배경으로 '비선의 존재'가 거론됐다.(▶ 기사보기) 숨은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 그리고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권력 다툼이 사건의 중심에 등장한만큼 관심은 커졌다. (▶ 기사보기)


② 정윤회 vs 박지만 구도 왜 형성됐나

박근혜 대통령의 옛 비서실장인 정윤회씨와 동생인 박지만씨가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은 처음이 아니다. 일단 정윤회와 박지만씨가 누구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기사보기)

▲ 정윤회는 누구인가

▲ 박지만은 누구인가

두 사람의 갈등설이 꼬리를 무는 이유는 과거 정권의 사례에서 고리를 연결할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사이에서도 유사한 암투가 있었다. 이들의 갈등은 정권 초기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불거졌다. (▶ 기사보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박정희 전 대통령 31주기 추도식 참석

2010년 10월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대통령 제3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동생 박지만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③ 정윤회 vs 박지만 암투 조짐 있었다

‘정윤회-박지만 갈등설’이 수면위로 떠오른 건 올해 3월이다. 시사저널이 '박지만 미행 사건'의 배후로 정윤회씨를 지목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 의혹이 제기됐지만, (▶ 기사보기)정윤회씨는 사실이 아니라며 시사저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바 있다. (▶기사보기) 지난 10월에는 박지만씨와 가까운 이재수 기무사령관의 교체에 영향력을 행사한 비선으로 정윤회씨가 거론된 바 있다. (▶ 기사보기)


④ ‘막후실세 파워게임’ 신빙성 있을까

‘정윤회-박지만 세력 다툼’이 벌어진 곳으로 군(軍)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의 경질에는 '박지만 라인' 입김이, 올해 초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경질에는 '정윤회 라인'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기사보기) 특히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은 "박지만 측근 군인을 검증하다가 괘씸죄를 뒤집어 쓰고 밀려났다"면서 "다들 바깥에 줄을 대려고 기웃기웃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폭로했다. (▶ 기사보기)

왜 군에서 ‘박지만 라인’을 찍어내야 했을까. 육사37기는 박지만씨의 동기로 일명 ‘누나회’ 의 주인공이다. 현 정부에서 수뇌부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 받았다. (▶기사보기)


⑤ '박지만 인맥' 낙마, '정윤회 측' 견제였나


군 뿐이 아니다. 정윤회씨를 포함한 문고리 권력과 박지만씨와 연결되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민정수석실 산하기관)의 세력 충돌 속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낙마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 기사보기)

실제로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박지만 인맥'인 조응천 전 비서관의 견제로 낙마, 자리를 이어받은 홍경식 전 청와대 수석은 '정윤회 문건'이 유출된 후 교체됐다. 남재준 전 국정원은 박지만씨로부터 '박지만 비위 보고서' 유출과 관련한 제보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퇴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기사보기) 남 원장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유진룡 전 장관의 면직 이유 역시 정윤회씨와 갈등을 빚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⑥ ‘정윤회 문건’ 속 등장인물 운명은?

이쯤에서 '정윤회 문건'을 다시 살펴보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윤회씨의 동향을 파악해 문건을 작성한 건 지난 1월6일. 정윤회씨가 문고리 3인방을 움직여 청와대 인사에 개입한다는 게 골자다. 문건에서 정윤회씨가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적시된 사람은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전 홍보수석, 김덕중 전 국세청장 등 크게 세 사람이다. 현재 김기춘 비서실장을 제외한 두 사람은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 기사보기)

⑦ ‘그림자 실세’ 정윤회, 권력 막강했다”

‘박지만 인맥’을 찍어낸 정윤회씨가 정부 부처의 활동과 인사에 개입했다는 관련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제일 먼저 불만이 터진 곳은 문화체육관광부다. 정윤회씨 딸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었는데, 정씨가 이를 잠재우려고 승마협회를 조사한 문체부 간부들을 경질했다는 얘기다. (▶ 기사보기)



⑧ 박근혜 대통령 ‘수첩 인사’ 뒤엔 정윤회 있나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게 교체된 국·과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했다고 알려졌다. (▶ 기사보기) 이 보도로 논란이 일자 유진룡 전 장관은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면서 '인사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 기사보기) 결국 청와대 밖의 ‘비선’인 정윤회씨가 청와대 내부의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인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어서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총무실에서 김동호 당시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과 김기춘 비서실장, 박근혜 대통령과 유진룡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⑨정윤회 → 문고리 3인방 → 朴대통령(?)

유진룡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문체부 인사 개입이 '정윤회→이재만 비서관→박 대통령'의 순서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 기사보기)실제로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윤회씨가 이재만·안봉근 비서관을 통해 그림자 권력 행세를 한다고 들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 기사보기) '문고리 3인방'의 맏형인 이재만 비서관이 공기업 사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 기사보기)

현 정권 인사들이 '비선실세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이유가 뭘까.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비서관과 정윤회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특수 관계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을 가장 가까이 두고 업무를 보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보기)



⑩ ‘정윤회 문건’ 진짜 희생양은?


‘정윤회 문건’은 민정수석실과 가까웠던 박지만씨 측이 정윤회씨와 문고리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정윤회씨와 관련된 동향 보고서를 만들었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기사보기) 박지만씨는 문건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침묵하고 있다. (▶ 기사보기)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정윤회씨는 "문건 속 비밀회동과 국정개입은 사실이 아니다"며 세계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언론 인터뷰와 검찰 조사에 나서고 있다. (▶ 기사보기)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는 검찰이 밝히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청와대와 정부 요직 인사에서 여전히 '개인의 능력'보다는 '권력의 힘'이 작용한다는 데 있다. (▶ 기사보기)


(3) 과거 속으로… 권력 암투 첫 고리는 '최태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1976년 박정희 대통령(왼쪽부터)이 대한구국선교단 야간진료센터를 방문해 박근혜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 최태민 총재와 얘기를 나누는 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찌라시 얘기에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건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지만, 문건의 진위 와는 별개로 의혹이 꼬리를 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박근혜 정부의 위기'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비선 실세들의 국정농단 의혹 파장'이 거센 이유가 뭘까? 한국일보닷컴에서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정윤회 파문'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1편에선 '문고리권력'과 '민정수석실'로 상징되는 청와대 내부 권력의 줄다리기를 살펴봤다. 2편에선 청와대 밖에서 벌어진 정윤회씨와 박지만씨의 세력 다툼과 비선들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정리했다. 3편에선 현 사태의 핵심 연결고리인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짚어본다.


scene2. 과거 속으로… 권력 암투 첫 고리는 '최태민'

① '정윤회 문건' 금기를 깨다

11월28일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숨은 실세'로 불린 정윤회씨와 관련된 의혹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금기가 깨졌다. 과거 정씨의 이름이 주목 받을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다. 청와대는 이를 보도한 산케이신문의 서울시국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 기사보기) 지난해 2월, 박 대통령을 비방한 혐의로 실형을 산 조웅 목사 사건에서도 핵심 등장 인물은 정씨였다. (▶ 기사보기) 문건 유출 이후 정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전면에 나섰다.



②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

정윤회씨는 미스터리한 남자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지만, 2004년 이후 종적을 감춰 정치적 활동이 없었다. 박 대통령의 '비선조직'을 이끄는 '그림자 권력'이라는 얘기지만, 실체가 확인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의혹은 난무한다. 그가 박 대통령과 가까웠던 故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사위였고, 그 연유로 박 대통령의 정치 활동을 돕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기사보기)

굳은 표정으로 검찰청사 나오는 '비선실세' 정윤회씨

지난 11일 정윤회씨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③ 최태민은 누구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씨, 정윤회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잘 이해하려면 최씨가 누구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최태민은 누구인가

박 대통령과 최씨와 인연을 맺은 건 故육영수 여사가 유명을 달리한 후다. 1975년 박 대통령이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로 활동을 할 당시 최 목사가 총재를 맡고 있었다. 이후 최씨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맡았다. 최 목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각종 비리 혐의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 기사보기)

④ 최태민과 최순실, 그리고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정윤회씨 만큼 관심을 받았던 인물은 정씨의 전 부인이자 최태민씨의 다섯째 딸인 최서원(올 4월 최순실에서 개명·7월 이혼)씨다. 특히 문건 파문 이후 정씨 부부가 승마 국가대표인 딸을 지원하기 위해 체육계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 기사보기)

정씨 부부 자녀의 ‘승마 국가대표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된 후 최씨의 존재에 관심이 모아졌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과 20대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고, 1980년대에는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았던 육영재단 업무에 아버지인 최태민씨와 함께 관여했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의 트레이너를 최씨가 소개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확인된 바 없다.(▶ 기사보기)


⑤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 최태민?

최태민, 최순실, 정윤회씨 모두 관련 의혹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무기로 각종 전횡을 휘둘렀다는 데 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을 견제하는 세력에선 ‘최태민 스캔들’을 약점으로 겨누곤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 측은 과거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김재규가 항소이유서에서 최씨 문제를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10·26을 일으킨 한 요인이라고 밝힌 내용도 담겼다. 2012년 대선에서도 '최태민 스캔들'은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 기사보기)

최씨 관련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박 대통령은 그를 감쌌다. 2004년 박 대통령은 "그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면서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음해도 많이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 기사보기)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박지만씨가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의 육성녹음을 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⑥ 박근혜-박지만-박근령 애증 관계?

박근혜 대통령은 측근들과 허물없이 지낸 것과는 달리 혈육인 박지만·박근령씨와는 소원했다. 박 대통령 남매의 관계가 틀어지게 된 건 육영수 여사가 생전에 설립한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분란이 일어나면서다. 2000년대 들어서 박지만씨와 박근령씨는 법정 분쟁을 넘어 폭력까지 동원하며 육영재단 경영권을 두고 박 대통령측과 다투기도 했다. (▶ 기사보기) 2005년 박지만씨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가 큰 아들을 낳으면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회복됐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 기사보기)


⑦ 최태민 vs 박지만 ‘오래된 갈등'

박근혜 남매의 갈등은 ‘최태민-최서윤-정윤회’로 이어진 최측근 그룹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불화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90년 8월. 박지만-박근령 남매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흥미로운 부탁을 했다. 이 편지에서 남매는 "저희 언니와 저희들을 최씨의 손아귀에서 건져 주십시오"라면서 최태민씨의 정횡·비리를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하명사건을 담당하는 이른바 ‘사직동팀’에 최 씨에 대한 내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사보기)



⑧정윤회 vs 박지만 갈등, 미행으로 이어졌나


‘정윤회 문건 파문’ 정국에서 정윤회씨만큼 이름이 자주 등장한 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다. 사건을 촉발한 건 지난 3월 '시사저널'의 '정윤회, 박지만 회장 미행' 보도가 큰 몫을 했다. 검찰조사에서 정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박씨와 대질 조사를 요구했고, 박씨도 직접 나서서 반박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 기사보기)

그렇다면 ‘정윤회 문건’은 대체 왜 작성된 걸까. 문건이 작성된 계기와 유출을 놓고 '문고리 권력 3인방 vs 조응천 전 비서관'이 대리전을 치르고 있지만, 미행설 보도 이후 박씨 측이 정씨 측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 기사보기)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집 말레이시아 총리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⑨ '공식 라인' 무력화한 비선 실세들?

문건의 진위나 유출 경위를 파악하는 검찰 수사가 한창이지만, 이번 파문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은 모두 비선 ‘권력 실세’들의 전횡을 고발하는 데 있다.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 친인척이나 실세그룹이 인사 주도권을 놓고 충돌했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얘기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로 알려졌던 김기춘 비서실장조차 ‘문고리 3인방’과 긴장관계에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 기사보기) 박 대통령이 ‘공식 라인’보다 ‘비선’의 의견을 중시한다는 불만이 정부 각료들이나 당에서 터져 나온 것도 주목해야 한다. (▶ 기사보기)


⑩ 박 대통령의 ‘불통’ 화 키운다

결국 모든 문제는 대통령에서 출발한다. 박 대통령 특유의 비밀주의와 불투명한 인사, 1인 국정 운영 스타일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장관조차 박 대통령을 만나기 어렵게 만들면서 청와대의 문은 '문고리 권력들'에만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얘기다. (▶ 기사보기)

박 대통령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 박 대통령은 "문건은 찌라시, 문고리 권력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언론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관 세 명(이재만·정호성·안봉근)에 대한 의존도가 정상이 아니다"고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이 비선들을 정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고 지적했다. (▶ 기사보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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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읽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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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약력*이혼 & 산케이보도 & 국정개입설.십상시& 권력암투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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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는 누구인가?


정윤회 "2007년 이후 난 잘렸다...7년간 야인"


최태민 사위 Mr.Q 정윤회 “박근혜 막후인물설 추적


최태민 사위 Mr.Q 정윤회 “박근혜 막후인물설 추적”

朴 의원실 비서실장 ‘문고리 권력’

2004년 朴 당대표 된 뒤 자취 감춰

“막후에서 공천 등 정치 개입” 소문 무성 

“박근혜-정윤회, 결별 이유 없다”


[산케이보다 의혹 제기 먼저한 조선일보]



대통령을 둘러싼 風聞


최보식 칼럼 (조선일보)


[ 산케이 신문 보도 전문 ]




朴槿恵大統領が旅客船沈没当日、行方不明に…誰と会っていた?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 누구와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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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씨 對 시사저널 소송 & 정윤회 정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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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정윤회와 박지만 권력투쟁보도

정윤회씨 對 시사저널 소송

시사저널 보도  전문 수록

정씨가 문제삼는 시사저널 기사


3월 26일자 <박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정윤회는 누구>, 


3월 19일 <박지만 “정윤회가 날 미행했다”>,


7월 9일 <박지만은 파워게임에서 밀렸다>,


4월 9일 <정윤회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한다>, 6월 20일 <정윤회씨 딸,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특혜’ 논란>



정윤회 최근행보


역술인 “최근 月 2차례 정윤회 만나”


정윤회, 가명쓰며 참석한 독도 음악회 실체는?

스튜어디스 출신과 독도 동행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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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아킬레스 ] 최태민 * 정윤회 집중분석... 박근혜와 관계?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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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정윤회와 최태민, 그리고 朴대통령의 5가지 이야기



1. 1975년 최태민 목사와의 만남


2. 이름 7개, 부인 6명 승려목사 최태민 미스테리



3. 동생 박근령과 박지만, 노태우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다



4.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의 등장



5. 청와대 축출된 조응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최태민, 정윤회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40여년을 이어온 인연의 뿌리는 과연 이번에 잘릴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박 대통령의 주장대로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한 것일까.







[ 좀더 읽기]



1975년 최태민 목사와의 만남



"박근혜, 최태민 전횡 눈감았다는데"… 자기 사람 감싸기 논란




‘박근혜 X파일 & 히든카드’





"최태민 목사, 저에게 고마운 분

(1907.06.1 오마이뉴스)



직격 인터뷰 - 박근혜의 비타협적 권력의지


<이 기사는 월간조선 2002년 4월호에 실렸던 것입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소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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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선 ] 정윤회 * 문고리 3인방 VS 김기춘 ,,..최후승자?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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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정윤회와 김기춘 권력투쟁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박대통령 비선조직들]

인사 실패 덮으려는 대통령이 ‘비선’ 논란 부추겨


7인회', '만만회'도 아니야…'朴 4인방'이야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의 파워

김기춘 vs 문고리 3인방…누가 누가 셀까요?


김기춘·문고리3인방·누나회…측근권력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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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십상시 파문] 靑 감찰보고서 & 비선실세그룹 *정윤회국정 개입설?


(제목을 클릭하면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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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청와대 십상시(十常侍)파문, 십상시 어원은?


비선실세그룹 ‘십상시’… 국정 정보 교류·고위직 인사 간여

靑 감찰보고서 무슨 내용 담겼나





정윤회 '국정 개입'은 사실

‘김기춘 실장 교체’ 비선라인 동원해 루머 살포
‘문고리 권력’ 3인방 포함 10명 매달 두번 회합
본지, 청와대 작성 감찰보고서 단독 입수




朴대통령 측근 행세했던 '3인방', 정씨 '정보원' 노릇

‘문고리 권력’ 3인방 두얼굴 일파만파

문고리 권력의 ‘이중 생활’


정윤회가 문고리권력 이용, 국정 관여"…靑, "보도 내용은 찌라시" 강력 부인


박근혜씨의 정윤회 스캔들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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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 공주승마 * 승마 협회 권력비리 의혹 & 박근혜 관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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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협회 간부 “정윤회씨 쪽에 저항한 사람들 다 날아가”




정윤회 관련 문체부 국·과장, 박 대통령 직접 교체 지시”

   


        


정윤회 승마 협회 권력비리  의혹





朴 최측근 '정윤회' 딸…'승마공주' 논란


정윤회씨 딸,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특혜’ 논란


정윤회가 승마협회 좌지우지한다”





박근혜 관련설?



정윤회씨 딸 출전 승마대회, 이례적 경찰 수사...왜? 



박근혜 측근 정윤회 딸, 승마 특혜설 진상
정윤회의 여고생 딸 ‘승마공주’ 만들기에 권력기관 동원됐다고


‘공주 승마’ 정부 해명 1주 새 3번…오늘은 승마협 해명



안민석 “朴 국무회의 워딩, ‘승마협회 살생부’에 적힌 내용과 일치”“‘정윤회 딸 2위’에 경찰수사…김연아 판정에 인터폴 조사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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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찌라시& 정윤회 그리고 진돗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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