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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소/문화사 &시사

고독의 즐거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고독을 사랑한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16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그에게서 건네진 '고독을 즐기는 법'


소로가 건네는 찬란하며 풍성한 삶의 방식
"사과나무나 호두나무처럼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아직 봄인데 서둘러 여름으로 가려 하지 말자."

160여 년 전, 삶의 참된 진리와 마주하고자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간 이가 있다. 생태문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불후의 명작 <월든>을 낳으며, 간디와 마틴 루서 킹을 움직인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1817년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소로는 현대에 이르러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로운 사상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소로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1845년 7월부터 월든 호숫가에서 2년 2개월간 자급자족의 생활을 한 바 있다. 


사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 동식물의 생태, 독서와 사색의 시간 등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소박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고, 방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데 충분했다.


그는 수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는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월든>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성찰한 <시민의 불복종>이 있다.


 이 책 <고독의 즐거움>은 이렇듯 많은 독자에게 깊은 감명과 울림을 선사한 소로의 대표 작품을 비롯해,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에세이를 한데 모아 현대인의 시선과 온도에 맞추어 새롭게 엮었다. 세계를 변혁시킨 위대한 말과 사상은 숲에서 생활하는 '고독한 시간'을 통해 태어난 데에 주목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소로의 말과 사상을 전한다. 각각의 장은 그가 몸소 실천한 고독을 즐기는 삶의 방식, 정직한 노동을 통한 자급자족의 생활, 풍요로운 사색과 절대적 자유의 추구, 소유하지 않는 것에서 맛보는 기쁨, 경이로운 자연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인생의 원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상가이자 작가이며, 환경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향유한 소로의 깊은 사색과 성찰은 혼탁한 시대의 서두르는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간소하고 현명한 삶의 방식에 대해 깊은 깨달음과 안식을 건넨다. 


진정한 지식은 오로지 자유롭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며 소로는 묻는다. "우리가 자랑하는 자유란 노예가 되기 위한 자유인가, 아니면 자유로워지기 위한 자유인가."


 소로야말로 개인과 사회를 바꾸고자 노력한 진정한 혁신가며, 보다 나은 사회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 여기저기서 분투하고 있는 '소셜 앙트프레나'의 원조라 해야 하지 않을까.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155개의 문장은 몽롱한 하루를 살아가는 대신, 새로운 힘과 내면에서 솟구치는 커다란 욕망으로 더 고양된 생활을 꿈꾸며 깨어날 것을 권유한다.


 독자는 책장을 여는 것과 동시에 숲 속을 걸으며 상쾌하고 숭고한 고독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파릇파릇한 새싹이 약동하며, 혼돈으로부터 우주의 창조와도 같고, 모든 것을 용서하는 ‘인생의 봄’을 발견하게 될 단 한 권의 책이다.


본문중에서 TOP

01 하루에 한 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치스런 고독의 시간을 갖다.
열차가 세상 모든 시끄러운 것을 실어 가버리고 
호수의 물고기들도 이제 굉음에서 벗어날 때 나는 더욱 고독하다. 
앞으로의 긴 오후 동안 나의 명상을 방해하는 것은 
저 멀리 길을 지나가는 짐마차의 희미한 울림뿐이다
(/ p.10)

36 살아간다는 것, 생활한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인간에게 의식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인생을 고양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만큼 고무적인 진리는 없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해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를 가득 채우며 무언가를 바라볼 때 
매개체가 되어 주는 공기 그 자체를 그리고 조각하는 것이 
훨씬 더 위대하며 
분명 인간은 그것을 할 수 있다. 
하루의 본질을 고양하는 것, 그거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 p.82)

83 생활의 끝자락에 잠이 있다.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세상은 새롭게 시작된다.

 우리는 하루하루 새로운 세상을 만나거나 만들어간다. 그것이 인생이다.
아침이란 
하루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각성된 시간이다. 
졸음은 완전히 사라진다. 
낮에도 밤에도 몽롱하던 몸의 어떤 부분조차 
적어도 이때의 한 시간 정도는 깨어 있다. 
만일 내면의 수호령이 아니라 
가정부가 어깨를 흔드는 손길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다면, 
또는 공장의 사이렌 소리 대신에 
천상의 음악이나 대기에 가득한 향기에 감싸여 
새로운 힘과 내면에서 솟구치는 커다란 욕망으로
더 고양된 생활을 꿈꾸며 깨어나는 게 아니라면,
그것을 하루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할 때 
거의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날인 것이다.
(/ p.178)

112 집을 갖지 않아도 된다. 많이 먹지 않아도 된다. 일하지 않아도 된다.

왜 인간은 이렇게나 고뇌하는가. 
먹지 않으면 일할 필요도 없다.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러워 사색도 할 수 없는 집에 
살고 싶어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귀찮은 집안일도 해야 한다. 
이렇게 햇살 찬란한 날에 투박한 문손잡이를 번쩍번쩍 
빛이 나게 닦고 욕조를 청소해야 한다니! 
그럴 바에는 집 같은 거 없는 게 좋지 않은가. 
그래, 나무 구멍에라도 살면 된다. 
그러면 오직 딱따구리만이 문을 두드릴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태어난 후로 줄곧 생활에 푹 파묻혀 산다. 
난 도저히 거기에 따를 수 없다. 
샘에서 길어온 물 한 잔과 
선반 위에 검은 빵 한 조각만 있으면 난 그만이다.
(/ p.238)

121 우주는 이 지구에도 많다. 나는 그런 우주의 한 구석에서 산다.

세상에 드물게 즐거운 장소란 
세상의 잡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우주 저편 신비로운 
한 구석에 있다고 상상할 법하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집이야말로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영원히 새롭고 더럽혀지지 않은 
우주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았다. 
만일 플레이아데스 별자리나 히아데스, 알데바란, 견우성 
가까이에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나는 그야말로 그런 장소에 있었다. 
내가 버린 생활에서 저 별들의 거리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이웃의 눈조차 달이 뜨지 않은 어두운 밤에만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런 우주의 한 구석에서 살았다.
(/ p.258)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생년월일 : 1817.07.12~1862.05.06출생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나 그곳을 영구 거주지로 정했다. 그는 검소한 생활을 했으며 아주 적은 돈으로도 독립성을 유지했다. 


본질적으로 그는 자신의 삶 자체를 중요한 경력으로 만들었다. 불순응주의자였던 그는 항상 자신의 엄격한 원칙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는데, 이것이 그의 글 다수의 주제였다. 


소로우의 대작인 [월든, 혹은 숲속의 생활(Walden, or Life in the Woods)](1854)은 소로우가 에머슨이 소유하고 있던 월든 호숫가 땅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1845년부터 1847년까지 그곳에서 보낸 2년 2개월 2일 동안의 생활을 그린 것이다. 



여행 서적을 좋아하고 또 몇 권을 저술한 바 있는 소로우는[월든]을 통해 역설적으로 그때까지 미국 책들이 접근한 적이 없는 자기발견이라는 내적인 개척 분야를 파헤친 반反여행 서적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소로우의 금욕적인 생활처럼 매우 소박한 이 작품은 좋은 삶이라는 고전적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지침서나 다름없다.[월든]에서 소로우는 초월주의 이론을 직접 시험해볼 뿐만 아니라 19세기의 총체적인 미국 경험, 즉 변방 개척지에서의 생활을 재현하고 있다.

 

[월든]은 열정적인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에게 영감을 주어[이니스프리의 호도(The Lake Isle of Innisfree)]라는 작품을 쓰도록 했다. 또한 소로는 사회문제에도 항상 참여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1846년 7월 멕시코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한 죄로 투옥당했으나, 다음날 친척이 대납해주어 감옥에서 풀려난다. 


이때의 경험을 기초로 쓴 수필[시민불복종(Civil Disobedience)]은 부당한 법에 대해 합법적인 개인이 불복종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필요하다는 수동적 저항 이론을 담고 있으며, 이는 20세기에 마하트마 간디의 인도 독립운동 및 마틴 루터 킹의 흑인 민권운동에 영감을 주었다. 


소로우는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던 중 1861년 폐결핵 진단을 받고 11월 3일에 매일 기록하던 [저널]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1862년 콩코드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밖에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 [메인 주의 숲] [코드 곶](1865) 등의 저서를 남겼다.


예스24